신농업고지(농수축산신문 공모 최우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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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향나루 작성일09-12-18 20:35 조회11,21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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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농업 고지(농수축산신문 공모 300만원고료 최우수작)
글쓴이 최근학 등록일 2004-04-27 [18:00] 조회수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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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농업고지(농수축산신문 공모 최우수작)
이름 : 운영자 번호 : 5
게시일 : 2001/01/22 (월) AM 11:14:04 (수정 2002/03/16 (토) PM 11:28:40) 조회 : 246
농수축산신문 공모 최우수작 (300만원 고료)
『新농업 高地』
(절약형 신농업 기술의 고지를 향해)
벌써 여러 해가 지는 일이지만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라는 거대한 파고속에서 농업인들의 가슴에 암울한 먹구름을 안기며 태동한 WTO체제의 출범은 가시밭 길을 헤쳐 나가는 것만큼이나 우리 농업인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이만 저만한 일이 아니었다.
엎친데 덮친다는 말처럼 97년 말에는 또 다른 메가톤 급의 IMF한파가 온 나라를 강타하여 국가의 경제를 크나 큰 위기 속으로 몰라 넣으면서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 농업인 들이라고 피할 길은 없었다.
특히 환율상승에 편승하여 천장부지로 치솟은 유류값 상승은 비료, 농약, 각종 농자재값 인상으로 이어졌고 나와 같이 시설원예 농업을 경영하고 있는 농가들에겐 엄청난 시련을 안겨 주었다. 더구나 어려움이 닥쳐오면 제일 먼저 허리띠를 졸라 매고 먹거리부터 줄여 나가는 국민들의 습성 때문에 농산물 값은 생산량이 줄어도 소비위축으로 인한 바닥세를 면치못해 수확조차 못하고 한해 농사를 포기하는 기이한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농촌경제는 날로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그야말로 우리 농업을 뿌리채 흔들어대는 현실에 부딪치고 보니 새천년을 맞은 금년 한해의 영농설계를 세우는데도 많은 농가들이 갈등을 겪는 안타까움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나는 이러한 우리 농촌과 농업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이보다 더 어려웠던 보리 고개적 시절을 겪어온 세대로서 국민의 먹거리 창구인 농업만은 기필코 내가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묵묵히 부농의 푸른 꿈을 키우며 발걸음은 재촉해 나가고 있다.
농업인들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찾아온 UR파고에 휩싸여 전국 방방곡곡에서 농정부재를 성토하고 있던 91년 3월, 나는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하여 농협중앙회에서 실시하는 새농민 상을 받고 제1진으로 일본선진농업 연수를 다녀오게 되었다. 그당시 내가 만난 일본 농민들은 하나같이 농산물 수입개방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오직 새로운 소득작목 개발과 첨단농업으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청정 농산물을 생산해 나가는 것만이 대응책이라는 그들의 말을 듣고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는 국경없는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우리농업도 첨단기술농업과 고품질의 안전먹거리 농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만이 우리 농업이 이땅에서 살아남은 수 있는 유일한 생존의 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일본 농업연수를 다녀온 나는 몇날 몇밤을 지새우며 내가 해 나가야 할 미래를 설계한 끝에 개방화 시대에 걸맞는 절약형 첨단 고품질 농업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게 되었다. 모든 시설비와 생산비를 절감시켜 나가야만 농업소득으로 직결된다는 생각에 새로운 절약형 소득작물 개발과 시설원예 농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에너지 절감형 농업을 주축으로 국민건강에 기여해 나갈 수 있는 환경농업을 접목하여 초절약형 신농업 기술을 개발해 보겠다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었으며 다부진 결심이었다.
일본 연수 중 가잔 관심있게 보았던 것이 일면 첨단농업이라고 일컫는 양액재배 시설들이었다. 그래서 나도 기왕이면 첨단농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양액재배 농업으로 전환해 보려고 국내의 대표적인 양액재배 시설 몇군데를 더 돌아보았으나 엄청난 시설비가 투입된 유리와 PC온실이라는데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한 나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처지였다.
나는 여기서 양액재배는 꼭 유리온실이나 PC온실에서만 가능한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은 수 없었다. 저렴한 시설비로 농업인들 누구나 손쉽게 양액재배를 할 수 있는 절약형 양액재배기술 개발이 바로 내가 연구해 나가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나는 농업기술센터 담당 지도사와 함께 원예연구소를 방문해 연구관들로부터 몇 번씩 되풀이해 읽어보면서 여러방면으로 구상을 해보았다.
나는 결국 '하면된다'는 신념으로 집앞의 비탈진 계단밭을 정지작업하여 600평 규모의 절약형 배지경 양액재배를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그당시 우리 공장에서는 하우스 농업을 경작하는 농가는 전무했으므로 정부보조나 융자는 한푼도 지원받을 수 없었고 작목반원 모두가 100% 자부담금만으로 온실시공에 참여했다.
시공비를 절약하기 위하여 자재만을 구입하여 안식구와 함께 농한기인 91년 11월부터 4개월 동안의 긴긴 겨울동안 눈보라가 몰아치는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모닥불을 피워놓고 손발을 녹이면서 온실 공사를 진행하였다.
온실시공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동료 작목반원들의 도움을 받아 비닐 씌우기 작업까지 마치고 나니 정말로 거대한 공장이 들어선 것 같이 웅장하고 은빛 찬란한 비닐하우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비닐씌우기 작업을 마친 바로 그날밤, 나에게는 청천벽력같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결속끈은 허술하게 씌워서였던지 낮도 아닌 한밤중에 눈보라와 함께 몰아치는 돌풍으로 비닐을 몽땅 날려 버렸다. 하늘로 치솟으며 세찬 바람에 날리는 비닐 소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고 그야말로 밤새 따발총쏘는 소리보다 더 했다.
발을 동동구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다음날 날이 새면서 바라보이는 하우스 주변에는 비닐이 산산조각이 나서 눈이 쌓인 것처럼하얗게 깔려 있었고 철재들도 군데군데 휘어져 엉망으로 된채 나의 마음을 서글프게 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실망은 되었지만 비온뒤 땅은 더욱 다져진다는 말이 있듯이 작목반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구부러진 철재들을 다시 손보고 비닐씌우기 작업도 마칠 수 있었다.
내부시설은 관리기로 골을 만들고 비닐과 보온덮개를 깔아 베드를 만든후 필라이트 배지를 채우고 점적테이프를 2열로 배열하고 흑백필름으로 멀칭하는 순서로 배들설치 작업을 모두 끝냈다.
이제 모든 시설이 끝나고 작물정식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집 한아름 농장에는 첨단 유리온실대신 자동화 시설이 갖추어진 600평짜리 비닐온실과 값비싼 콘크리트 구조의 양액재배시설, 또는 외국산 락울베드 시설대신 보온덮개 베드와 펄라이트 배지를 이용한 값싼 점적관수식 절약형 배지경 양액재배 시설이 4개월만에 모두 완성되었다.
나는 국내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절약형 배지경 양액재배 기술이 부디 시험재배에서 성공을 거두어 엄청난 시설비 때문에 선뜻 달려들지 못하는 모든 농업인들이 기존 비닐하우스에서도 누구나 간단한 시설로 양액재배 농업으로 전환하여 높은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첫작목으로 선택한 오이묘를 정성을 다하여 배지에 옮겨 심었다.
결과는 첫 시럼재배 작형에서 국내 처음으로 대면적 양액재배 실용화에 성공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한없이 기뻤으며 흙과 함께 살아온 나의 반평생에 가장 보람있는 일로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알찬 성과였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5월초부터 첫수확을 하게 되었는데 품질과 상품성도 듣던 이야기 보다 월등히 좋았다. 생산된 오이는 15kg들이 골판지 상자에 등급별로 엄격히 선별하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인증까지 받아 출하를 하게되니 연일 최고시 세로 경락 되었다.
'농업기술'지와 KBS TV의 '농업도 경영이다' MBC TV의 '고향은 지금' 그리고 각 신문지상을 통해 양액재배에 관한 내용들이 보도되자 전국 각지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농업인들의 농장견학이 줄을 이었다.
관심이 많은 농업인들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찾던 농법이라며 무릎을 치며 환호했고 비디오 촬영기까지 동원하여 구석구석 시설구조를 테잎에 담아가기도 했다.
농장견학이 계속 이어짐으로서 견학농업인들에게 하루에도 몇차례씩 농장소개를 하다보면 시간을 많이 빼앗겨 일손이 모자라 애를 태울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우리 농장을 연일 찾아주는 견학농업인들을 볼대 결코 우리 농촌과 농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으며 그들에게서 순박한 농심이야말로 나에게 뿌듯한 보람을 안겨주었다.
첫해 봄, 가능 두작형을 합쳐서 480여만원의 조수익을 올려 양액비료염값과 농약비, 광열비들의 경영비 600여만원을 제외하고도 4200여만원의 순소득을 올렸다.
1년농사로 총 시설토자비 5000만원의 84%의 소득을 올렸다는 것은 나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1년간의 양액재배 농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몇가지 문제점으로 떠오른 시설들을 보완 또는 교체하여 완벽한 시설을 갖추었다.
보온덮개 베드를 자체 개발한 스피로폼 베드로 주문제작하여 교체하고 절약형 지표난방시설과 폐양액 재활용시설등을 자체개발 설치하여 종합양액재배 시설로 개발한 것이다.
내가 현장체험을 중심으로 개발한 초절약형 종합양액재배 기술은 지난해 11월 대전 농기자재 전시회에서 '99벤처농업기술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초절약형 종합양액재배 기술개발 내용을 보면 첫 번째로 스티로폼 베드 개발이다. 베드 규격을 길이 1m, 넓이 25cm, 높이 6cm로 축소 제작하여 양액재배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펄라이트 배지값을 기존베드에 비교 할 때 4분의 1로 걸감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배양액 공급시스템을 40만원대로 저렴한 비용으로 자체제작하여 비료염 농도제어기능을 제외한 완벽한 자동기능의 공급시스템은 수백만원에서 천여만원대의 고가품이면서도 고장이나면 A/S를 받을 때까지 속수무책으로 작물에 치명타를 입힐 우려도 많으나 자체개발한 공급시스템은 고장날 염려도 없으며 고장이 났다 하더라도 손쉽게 수리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참숯을 활용한 폐양액 재활용기술이다. 95년 현장애로기술 개발사업의 농업인 개발과제로 선정되어 개발한 기술로서 사용후 흘려 버려지는 폐양액에 참숯을 넣어 소독하여 다기 사용함으로서 환경오염을 방지함은 물론 비료염값 절감이 30%아 된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폐양액 탱크에 참숯을 10a당 1작기 1회 30kg만 마대에 담아 넣어주면 폐양액 소독과 함께 양액배지 소독까지 된다는 놀라운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많은 농가들이 연작피해 때문에 양액재배를 선호하는데 양액재배 역시 토양재배와 같이 배지소독을 하지 않는한 연작장해는피할길이 없다. 그러나 나는 참숯을 사용하면서 9년재 배지소독을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데도 연작장해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어참숯을 활용한 성과임이 확실하다고 믿게 되었다.
네 번째로는 절약현 지표난방 시설개발이다. 자가 설치시 150만원대며 600평까지설치가 가능하며 구석구석 열이 고르게 발생되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일러 1대, 순환모터 1대, 온도조절기 1개와 32mm 수도관파이프와 XL관 등이 소요되는 지표난방시설은 온실넓이만큼 수도관을 연결하여 이랑 앞에서 더운물의 공급 및 회수할 수 있도록 설치하여 더운물이 빠른속도로 돌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또한 지중난방과 달리 지표난방은 열발산을 위, 아래로 동시에 해주므로 난방비절감 효과도 큰 것으로 확인 되었다.
다섯 번째는 심야전력을 활용한 온실곤간 보조난방 현장애로기술 농업인 개발과제로 선정되어 개발한 기술이다. 값싼 심야전력을 이용해 전시보일러의 물을 끓여 순화시킴으로써 심야시간대의 열발산량 만큼 온풍난방기 가동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데 20%이상 절감이 되는 시험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다섯가지 지술을 합친 종합양액재배 기술은 환경농업과의 접목기술로서 내가 생산하고 있는 방울 토마토는 저농약 품질인증까지 받아 친환경농업에도 크게 기여해 나갈 수 있데 되었다.
이밖에도 금년에는 세 번째 현장애로 기술개발사업의 농업인개발과제로 은행잎을 활용한 해충방제기술이 선정되어 개발중에 있도 또 다른 각종 기술개발로는 87년 밤고구마 터널 조기재배기술개발과 '93년 절약형 무배지양액재배기술, 엽채류 간이 양액재배기술, 바닷물을 활용한 방울토마토 고당도 기술, 밤호박 저단 초밀식 양액재배 기술 등 농업에 종사하며주변에서 경험하는 애로사항들을 지속적으로기술개발 해 나가고 있다.
나는 현재 영농조합법인 대표직을 맡아 대규모 시설단지를 이끌어가는 농업인으로서 어떻게해서든 생산비를 줄여 나가지 않고서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나는 앞으로 내가 개발한 절약형 농업기술들을 전국의 모든 양액재배 희망 농가들에게 전파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며 주변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을 주제로 다양한 절약형 신농업기술을 개발해 나가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외국 농산물과의 대응에서 생산비 절감 없이는 우리농업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또하나의 절약형 기술개발을 행해 남은 젊음을 다바쳐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글쓴이 최근학 등록일 2004-04-27 [18:00] 조회수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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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운영자 번호 : 5
게시일 : 2001/01/22 (월) AM 11:14:04 (수정 2002/03/16 (토) PM 11:28:40) 조회 : 246
농수축산신문 공모 최우수작 (300만원 고료)
『新농업 高地』
(절약형 신농업 기술의 고지를 향해)
벌써 여러 해가 지는 일이지만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라는 거대한 파고속에서 농업인들의 가슴에 암울한 먹구름을 안기며 태동한 WTO체제의 출범은 가시밭 길을 헤쳐 나가는 것만큼이나 우리 농업인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이만 저만한 일이 아니었다.
엎친데 덮친다는 말처럼 97년 말에는 또 다른 메가톤 급의 IMF한파가 온 나라를 강타하여 국가의 경제를 크나 큰 위기 속으로 몰라 넣으면서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 농업인 들이라고 피할 길은 없었다.
특히 환율상승에 편승하여 천장부지로 치솟은 유류값 상승은 비료, 농약, 각종 농자재값 인상으로 이어졌고 나와 같이 시설원예 농업을 경영하고 있는 농가들에겐 엄청난 시련을 안겨 주었다. 더구나 어려움이 닥쳐오면 제일 먼저 허리띠를 졸라 매고 먹거리부터 줄여 나가는 국민들의 습성 때문에 농산물 값은 생산량이 줄어도 소비위축으로 인한 바닥세를 면치못해 수확조차 못하고 한해 농사를 포기하는 기이한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농촌경제는 날로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그야말로 우리 농업을 뿌리채 흔들어대는 현실에 부딪치고 보니 새천년을 맞은 금년 한해의 영농설계를 세우는데도 많은 농가들이 갈등을 겪는 안타까움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나는 이러한 우리 농촌과 농업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이보다 더 어려웠던 보리 고개적 시절을 겪어온 세대로서 국민의 먹거리 창구인 농업만은 기필코 내가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묵묵히 부농의 푸른 꿈을 키우며 발걸음은 재촉해 나가고 있다.
농업인들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찾아온 UR파고에 휩싸여 전국 방방곡곡에서 농정부재를 성토하고 있던 91년 3월, 나는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하여 농협중앙회에서 실시하는 새농민 상을 받고 제1진으로 일본선진농업 연수를 다녀오게 되었다. 그당시 내가 만난 일본 농민들은 하나같이 농산물 수입개방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오직 새로운 소득작목 개발과 첨단농업으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청정 농산물을 생산해 나가는 것만이 대응책이라는 그들의 말을 듣고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는 국경없는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우리농업도 첨단기술농업과 고품질의 안전먹거리 농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만이 우리 농업이 이땅에서 살아남은 수 있는 유일한 생존의 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일본 농업연수를 다녀온 나는 몇날 몇밤을 지새우며 내가 해 나가야 할 미래를 설계한 끝에 개방화 시대에 걸맞는 절약형 첨단 고품질 농업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게 되었다. 모든 시설비와 생산비를 절감시켜 나가야만 농업소득으로 직결된다는 생각에 새로운 절약형 소득작물 개발과 시설원예 농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에너지 절감형 농업을 주축으로 국민건강에 기여해 나갈 수 있는 환경농업을 접목하여 초절약형 신농업 기술을 개발해 보겠다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었으며 다부진 결심이었다.
일본 연수 중 가잔 관심있게 보았던 것이 일면 첨단농업이라고 일컫는 양액재배 시설들이었다. 그래서 나도 기왕이면 첨단농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양액재배 농업으로 전환해 보려고 국내의 대표적인 양액재배 시설 몇군데를 더 돌아보았으나 엄청난 시설비가 투입된 유리와 PC온실이라는데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한 나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처지였다.
나는 여기서 양액재배는 꼭 유리온실이나 PC온실에서만 가능한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은 수 없었다. 저렴한 시설비로 농업인들 누구나 손쉽게 양액재배를 할 수 있는 절약형 양액재배기술 개발이 바로 내가 연구해 나가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나는 농업기술센터 담당 지도사와 함께 원예연구소를 방문해 연구관들로부터 몇 번씩 되풀이해 읽어보면서 여러방면으로 구상을 해보았다.
나는 결국 '하면된다'는 신념으로 집앞의 비탈진 계단밭을 정지작업하여 600평 규모의 절약형 배지경 양액재배를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그당시 우리 공장에서는 하우스 농업을 경작하는 농가는 전무했으므로 정부보조나 융자는 한푼도 지원받을 수 없었고 작목반원 모두가 100% 자부담금만으로 온실시공에 참여했다.
시공비를 절약하기 위하여 자재만을 구입하여 안식구와 함께 농한기인 91년 11월부터 4개월 동안의 긴긴 겨울동안 눈보라가 몰아치는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모닥불을 피워놓고 손발을 녹이면서 온실 공사를 진행하였다.
온실시공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동료 작목반원들의 도움을 받아 비닐 씌우기 작업까지 마치고 나니 정말로 거대한 공장이 들어선 것 같이 웅장하고 은빛 찬란한 비닐하우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비닐씌우기 작업을 마친 바로 그날밤, 나에게는 청천벽력같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결속끈은 허술하게 씌워서였던지 낮도 아닌 한밤중에 눈보라와 함께 몰아치는 돌풍으로 비닐을 몽땅 날려 버렸다. 하늘로 치솟으며 세찬 바람에 날리는 비닐 소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고 그야말로 밤새 따발총쏘는 소리보다 더 했다.
발을 동동구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다음날 날이 새면서 바라보이는 하우스 주변에는 비닐이 산산조각이 나서 눈이 쌓인 것처럼하얗게 깔려 있었고 철재들도 군데군데 휘어져 엉망으로 된채 나의 마음을 서글프게 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실망은 되었지만 비온뒤 땅은 더욱 다져진다는 말이 있듯이 작목반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구부러진 철재들을 다시 손보고 비닐씌우기 작업도 마칠 수 있었다.
내부시설은 관리기로 골을 만들고 비닐과 보온덮개를 깔아 베드를 만든후 필라이트 배지를 채우고 점적테이프를 2열로 배열하고 흑백필름으로 멀칭하는 순서로 배들설치 작업을 모두 끝냈다.
이제 모든 시설이 끝나고 작물정식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집 한아름 농장에는 첨단 유리온실대신 자동화 시설이 갖추어진 600평짜리 비닐온실과 값비싼 콘크리트 구조의 양액재배시설, 또는 외국산 락울베드 시설대신 보온덮개 베드와 펄라이트 배지를 이용한 값싼 점적관수식 절약형 배지경 양액재배 시설이 4개월만에 모두 완성되었다.
나는 국내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절약형 배지경 양액재배 기술이 부디 시험재배에서 성공을 거두어 엄청난 시설비 때문에 선뜻 달려들지 못하는 모든 농업인들이 기존 비닐하우스에서도 누구나 간단한 시설로 양액재배 농업으로 전환하여 높은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첫작목으로 선택한 오이묘를 정성을 다하여 배지에 옮겨 심었다.
결과는 첫 시럼재배 작형에서 국내 처음으로 대면적 양액재배 실용화에 성공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한없이 기뻤으며 흙과 함께 살아온 나의 반평생에 가장 보람있는 일로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알찬 성과였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5월초부터 첫수확을 하게 되었는데 품질과 상품성도 듣던 이야기 보다 월등히 좋았다. 생산된 오이는 15kg들이 골판지 상자에 등급별로 엄격히 선별하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인증까지 받아 출하를 하게되니 연일 최고시 세로 경락 되었다.
'농업기술'지와 KBS TV의 '농업도 경영이다' MBC TV의 '고향은 지금' 그리고 각 신문지상을 통해 양액재배에 관한 내용들이 보도되자 전국 각지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농업인들의 농장견학이 줄을 이었다.
관심이 많은 농업인들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찾던 농법이라며 무릎을 치며 환호했고 비디오 촬영기까지 동원하여 구석구석 시설구조를 테잎에 담아가기도 했다.
농장견학이 계속 이어짐으로서 견학농업인들에게 하루에도 몇차례씩 농장소개를 하다보면 시간을 많이 빼앗겨 일손이 모자라 애를 태울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우리 농장을 연일 찾아주는 견학농업인들을 볼대 결코 우리 농촌과 농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으며 그들에게서 순박한 농심이야말로 나에게 뿌듯한 보람을 안겨주었다.
첫해 봄, 가능 두작형을 합쳐서 480여만원의 조수익을 올려 양액비료염값과 농약비, 광열비들의 경영비 600여만원을 제외하고도 4200여만원의 순소득을 올렸다.
1년농사로 총 시설토자비 5000만원의 84%의 소득을 올렸다는 것은 나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1년간의 양액재배 농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몇가지 문제점으로 떠오른 시설들을 보완 또는 교체하여 완벽한 시설을 갖추었다.
보온덮개 베드를 자체 개발한 스피로폼 베드로 주문제작하여 교체하고 절약형 지표난방시설과 폐양액 재활용시설등을 자체개발 설치하여 종합양액재배 시설로 개발한 것이다.
내가 현장체험을 중심으로 개발한 초절약형 종합양액재배 기술은 지난해 11월 대전 농기자재 전시회에서 '99벤처농업기술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초절약형 종합양액재배 기술개발 내용을 보면 첫 번째로 스티로폼 베드 개발이다. 베드 규격을 길이 1m, 넓이 25cm, 높이 6cm로 축소 제작하여 양액재배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펄라이트 배지값을 기존베드에 비교 할 때 4분의 1로 걸감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배양액 공급시스템을 40만원대로 저렴한 비용으로 자체제작하여 비료염 농도제어기능을 제외한 완벽한 자동기능의 공급시스템은 수백만원에서 천여만원대의 고가품이면서도 고장이나면 A/S를 받을 때까지 속수무책으로 작물에 치명타를 입힐 우려도 많으나 자체개발한 공급시스템은 고장날 염려도 없으며 고장이 났다 하더라도 손쉽게 수리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참숯을 활용한 폐양액 재활용기술이다. 95년 현장애로기술 개발사업의 농업인 개발과제로 선정되어 개발한 기술로서 사용후 흘려 버려지는 폐양액에 참숯을 넣어 소독하여 다기 사용함으로서 환경오염을 방지함은 물론 비료염값 절감이 30%아 된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폐양액 탱크에 참숯을 10a당 1작기 1회 30kg만 마대에 담아 넣어주면 폐양액 소독과 함께 양액배지 소독까지 된다는 놀라운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많은 농가들이 연작피해 때문에 양액재배를 선호하는데 양액재배 역시 토양재배와 같이 배지소독을 하지 않는한 연작장해는피할길이 없다. 그러나 나는 참숯을 사용하면서 9년재 배지소독을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데도 연작장해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어참숯을 활용한 성과임이 확실하다고 믿게 되었다.
네 번째로는 절약현 지표난방 시설개발이다. 자가 설치시 150만원대며 600평까지설치가 가능하며 구석구석 열이 고르게 발생되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일러 1대, 순환모터 1대, 온도조절기 1개와 32mm 수도관파이프와 XL관 등이 소요되는 지표난방시설은 온실넓이만큼 수도관을 연결하여 이랑 앞에서 더운물의 공급 및 회수할 수 있도록 설치하여 더운물이 빠른속도로 돌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또한 지중난방과 달리 지표난방은 열발산을 위, 아래로 동시에 해주므로 난방비절감 효과도 큰 것으로 확인 되었다.
다섯 번째는 심야전력을 활용한 온실곤간 보조난방 현장애로기술 농업인 개발과제로 선정되어 개발한 기술이다. 값싼 심야전력을 이용해 전시보일러의 물을 끓여 순화시킴으로써 심야시간대의 열발산량 만큼 온풍난방기 가동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데 20%이상 절감이 되는 시험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다섯가지 지술을 합친 종합양액재배 기술은 환경농업과의 접목기술로서 내가 생산하고 있는 방울 토마토는 저농약 품질인증까지 받아 친환경농업에도 크게 기여해 나갈 수 있데 되었다.
이밖에도 금년에는 세 번째 현장애로 기술개발사업의 농업인개발과제로 은행잎을 활용한 해충방제기술이 선정되어 개발중에 있도 또 다른 각종 기술개발로는 87년 밤고구마 터널 조기재배기술개발과 '93년 절약형 무배지양액재배기술, 엽채류 간이 양액재배기술, 바닷물을 활용한 방울토마토 고당도 기술, 밤호박 저단 초밀식 양액재배 기술 등 농업에 종사하며주변에서 경험하는 애로사항들을 지속적으로기술개발 해 나가고 있다.
나는 현재 영농조합법인 대표직을 맡아 대규모 시설단지를 이끌어가는 농업인으로서 어떻게해서든 생산비를 줄여 나가지 않고서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나는 앞으로 내가 개발한 절약형 농업기술들을 전국의 모든 양액재배 희망 농가들에게 전파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며 주변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을 주제로 다양한 절약형 신농업기술을 개발해 나가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외국 농산물과의 대응에서 생산비 절감 없이는 우리농업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또하나의 절약형 기술개발을 행해 남은 젊음을 다바쳐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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