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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남긴 황금알 (디지털농업공모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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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향나루 작성일09-12-18 20:24 조회11,6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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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남긴 황금알(디지털농업 공모 당선작)
글쓴이    최근학 등록일  2004-04-27 [17:59] 조회수  1,325
 
 관련링크 : http://www.chaesobat.co.kr

실패가 남긴 황금알 (디지털농업공모 당선작)
이름 : 운영자 번호 : 8
게시일 : 2001/01/26 (금) PM 11:54:59 (수정 2002/03/16 (토) PM 11:32:43) 조회 : 447

디지털농업 공모 영농 실패극복담 당선작 (상금 100만원)

충남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 459-1
최 근 학

# 이 글은 농민신문사 디지털농업에서 공모하여 응모한 글로서 최 우수
당선작으로 선정된 실패 극복담의 글입니다.

제목 : 실패가 남긴 황금알

91년 2월 농협중앙회에서 앞서가는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시행하고있는 이달의 새농민 상을 받고 그해 3월말 일본 선진농업 연수를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후쿠시마현의 몇 군데 양액재배 농장과 현지 농협, 연구소등을 견학하는 동안 나는 이제껏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라는 자책감이 나의 마음 한구석을 질타해 왔다.
그 당시 국내에서는 UR 파고에 휩싸여 우리 농업인들의 가슴에는 암울한 먹구름으로 뒤덮혀 있었고 농업의 생존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농업인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농정부재를 성토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내가본 일본 농민들은 UR 협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말은 하나같이 새로운 소득작물 개발로 자국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청정 먹거리를 생산해 나가는 것만이 무한경쟁 시대의 대응책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말에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일본 선진 농업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즉시 새로운 미래의 내가 나가야할 길에 대한 설계에 착수했다.
본격적인 개방화 시대에 걸맞는 저비용 고효율의 고품질 농업으로 가는 길만이 이 땅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각오로 일본 농촌에서 관심있게 보았던 양액재배 농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심하였다.
집 뒤 비탈밭을 정지 작업하여 6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짓고 펄라이트를 배지로한 양액재배 시스템을 갖추기로 하였다.

일본이나 국내 양액재배 시설들이 대부분 첨단 유리온실이나 PC 온실로 만들어져 있었으나 시공비를 줄이고 비닐하우스에서도 충분이 양액재배가 가능 할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다.
한푼의 시공비라도 더 줄이기 위하여 자재와 온실 기자재만을 구입하여 안식구와 함께 농한기인 11월 초부터 4개월간의 긴긴 겨울동안 눈보라가 몰아치는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모닥불을 피워놓고 손 발을 녹이며 온실공사를 진행하였다.
마지막 작업으로 비닐씌우기 작업까지 마친 바로 그날밤 나에게는 청천 벽력같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낮도 아닌 한 밤중에 눈보라와 함께 몰아치는 돌풍으로 애써 씌워놓은 비닐을 몽땅 날려 버린 것이다.
하늘로 치솟으며 세찬 바람에 비닐 날리는 소리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
다음날 날이 새면서 바라보이는 하우스 주변에는 산산 조각난 비닐조각이 하얗게 깔려있고 하우스 파이프도 군데군데 휘어져 엉망진창으로 된채 나의 마음을 서글프게 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절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작목반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구부러진 파이프를 다시 손보고 비닐 씌우기 작업도 마칠수 있었다.
유리온실 대신 비닐하우스에 관리기로 골을 파서 만든 보온덮개 베드를 설치하고 펄라이트 배지를 이용한 값싼 점적 관수식 양액재배 시설이 4개월만에 모두 완성되었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초 절약형 배지경 양액재배 기술은 초기 양액 비료염 배양 잘못으로 물거품이 될뻔 했었지만 곧바로 원인 규명이 되어 첫작목으로 들어간 오이 양액재배가 그야
말로 실용화에 대 성공을 거두게되었다.
나는 한없이 기뻤으며 그 무엇과도 비교 될수 없는 알찬 성과였다.

그러나 2년간 네번째 오이 작목을 연작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원인 모를 병해들이 발생했던 것이다.
결국 농촌진흥청에 의뢰해 원인규명을 해보니 CGMMV 오이 모자이크 바이러스병해로 판명이 났다.
여기에 세균 점무늬병과 청고병까지 겹쳤던 것이다.
발병원인은 뚜렸하지는 않지만 배지 소독을 하지않고 네번씩이나 연작을 했기 때문에 발병했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네 번째 오이 작목은 실패하고 말았다.
절약형 양액재배 성공이라는 농업기술지와 신문, 라디오, TV등의 보도를 보고 양액재배에 관심이 많은 농업인들의 농장견학이 줄을 잇고 있던차에 이런 괴변이 발생했으니 정말로 찾아오는 농업인들의 얼굴 대하기가 부끄럽기도하고 변명아닌 변명만 늘어놓다보니 가슴이 찢어질 노릇이었다.
농촌진흥청의 최종 통보를 받고 정식 2개월만에 오이 한번 제대로 수확도 못해보고 모두 뽑아 버릴 수밖에 없었다.
다시 새 육묘로 정식을 해도 또 발병한다는데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문제 해결 방법은 오직 배지를 살균 소독하는 길뿐이었다.
배지 소독 방법으로는 열소독(80℃ 조건에서 30분이상 온탕침지)과 증기소독(100℃증기로 10분이상 소독), 그리고 오존수 처리, 치아염소산 칼슘, 클로리피크린, 포르말린등으로 하는 살균소독 방법이 있으나 열소독, 증기소독, 오존수처리등의 살균소독 방법은 관련 기계값이 수백만원대의 고가장비인데다 노동력도 많이 소요돼 개인으로서는 엄두도 못내고 약품처리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치아염소산칼슘 500배 액을 베드 퇴수구쪽을 흘려네려가지 않도록 막고 관주시켜 배지를 침지하여 24시간후 다음날 1일간 맑은 물로 관주하여 씻어냈다.
그리고 15일후 오이 육묘를 구입해 다시 정식 하였다.
그러나 웬일인지 몇날이 지나도 뿌리 활착도 되지않고 오이 잎끝이 타들어 가는 것이었다.
원인은 아직 소독약제 가스가 배지 내에 잔류해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허탈감에 빠져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한작기에 두 번씩이나 작물을 수확도 못해보고 뽑아 버린다는 것은 그동안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수없이 격어왔던 시련과 좌절의순간들에 비해 너무나 큰 고통이 아닐수 없었다.
이래서는 않되는데 하면서도 맥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멍청해지는 느낌마져 들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동안의 수많은 고통들도 모두 슬기롭게 잘 견디어 왔는데 …
그래, 다시 시작하자. 이번엔 잘 될거야 라고 마음을 추스리며 또 한번 도전을 했다.
배지를 다시 2일간 맑은 물로 씻어내고 이번엔 작목을 바꾸어 고추묘를 구입해 정식했다.
생각대로 고추는 잘 되었다.
성공 작 이었다.
이렇게 시련을 겪으며 또 한해가 지난 94년, 나는 농림부에서 농업인 개발과제를 공모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게 되었다.
양액재배를 하다보니 사용하고 남은 폐 양액을 그대로 흘려버림으로 인하여 주변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데 착안하여 폐 양액을 재활용한다면 양액비료염값 절감은 물론 환경오염도 막을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95년도 사업으로 농업기술쎈타를 통해 신청한 기술개발사업이 최종 농림부로부터 선정되어 사업에 착수하여 노지 작형으로 생강, 고추작물에 관주시키는 시험사업에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본포의 공시작물인 오이에 재활용 하는 것은 살균시설이 되지 않아서인지 오히려 시험구가 대비구보다 수확량도 감소되었고 장해도 있었다.
1년동안의 시험사업을 끝낸 다음해 나는 95년 시설채소 생산,유통 지원사업으로 유치한 영농조합법인 농장의 포장에서 몇날밤을 지새워가며 구상해왔던 참숯을 활용한 폐 양액 살균 실증 시험에 들어갔다.
정수기 휠터에 보니 참숯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착안하게 된 것이다.
2년째 방울토마토 작목을 정식에 들어간 4,200평 짜리 제2단지 7개동 포장에 한 개동만 빼놓고 6개동에 강원도에서 구입해온 참숯을 600평 한 개동당 30㎏씩 마대에 담아 폐 양액 탱크에 넣어 주었다.
참숯이 물에 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정도의 돌을 함께 담아 넣어 주었다.
정식을 한지 3개월째 드디어 참숯의 진가가 발휘하기 시작했다.
참숯을 넣은 6개 동에서는 작물이 전혀 아무 이상 없이 잘 자라주었으나 참숯을 넣지않은 대비구 포장에서는 시들음병등 연작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참숯은 폐 양액을 살균시키고져 사용해 보았던 것인데 폐 양액 살균은 물론 양액배지 살균소독도 동시에 된다는 크나큰 소득을 거두게 된 것이다.
다음해부터는 영농조합법인 농장을 비롯해 집에 있는 개인농장에도 모두 참숯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연작장해가 왔었던 포장에서도 다른 포장과 같이 작물 모두 잘 자라주었다.
고통과 큰 시련을 안겨주었던 개인 농장 포장에서도 현재 9년 동안 펄라이트 배지를 교체하지 않고 다른 방법의 살균소독도 하지 않으며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도 참숯을 사용하고부터는 현재까지 연작장해 따위의 피해는 전혀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나는 95년 완성하지 못했던 폐 양액 재활용 기술 개발과 한 작기에 세 번씩이나 뽑고 심으며 나에게는 잊지 못할 치명타를 안겨주었던 양액배지 살균소독 문제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참숯을 활용 하므로서 폐 양액을 살균해 100% 재활용하니 양액 비료염값을 30%이상 절감하고 따라서 비료염 대부분이 수입제품임을 감안할 때 외화 절약도 할수있게 되었다.
그리고 폐 양액을 흘려버리지 않으므로 환경오염도 방지하고 너무나도 간단한 방법으로 폐 양액 살균과 양액배지의 살균소독으로 노동력 절감까지 포함하면 자그마치 1석 6조의 효과를 얻을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이 기술을 많은 양액재배 농업인들이 활용할수 있도록 직접 찾아오는 농업인이나 초청강의 출강시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권장 하고 있다.
내가 경험한 또 하나의 실패담을 소개해 보고져 한다.
양액재배시 양액공급기 설치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바로 이 시설은 기계 값만 해도 수백만원대에서 천만원 이상하는 기계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법인농장 13개동과 개인농장 2개동등 모두 액비공급기를 변형조립한 40만원대의 자동 양액공급 시설을 자가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95년 폐 양액 재활용 기술개발을 하면서 820만원대의 양액 공급기를 지원 받았다.
내가 자가 제작해 설치한 양액 공급기를 뜯어내고 고가 급액 장비를 그 자리에 설치하여 첫해에는 그런대로 이상없이 잘 사용했는데 1년후 문제가 발생했다.
시들음병 이라도 걸린 것처럼 오이 잎이 시들어가고 꽃이 말라버리며 오이가 모두 곡과현상이 생겨 확인해보니 A,B액이 똑같이 공급 되어야 하는데 A액만 모두 공급되고 B액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그로인해 A/S를 받고 양액을 정상적으로 공급했는데도 1개월간은 제대로 수확도 못하고 결국 40여일밖에 그것도 전 작기의 3분의1수량 밖에 수확을 못했던 경험이 있었다.
양액재배에서는 제 아무리 값비싼 첨단 기계라 할지라도 A,B양액이 일정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특히 오이 작물에서는 큰 피해가 뒤따르게 된다.
더구나 A/S는 보통 요청한지 2-3일 후에나 이미 작물의 피해가 클대로 커졌을 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번 잘못되면 피해 갈길이 없다.
그래서 나는 그후 고가의 양액 공급장비를 철거하고 다시 내 손으로 개발한 초 저가형 양액공급기를 설치하여 오늘날까지 사용해오고 있다.
그동안 양액재배를 해오면서 내가 직접 개발해 활용하고 있는 기술인 절약형 양액공급기와 절약형 지중 및 지표난방시설, 배지가 기존 베드보다 4분의1로 절감할수 있는 절약형 스트로폼 베드 및 폐 양액 재활용기술과 바닷물을 이용한 방울토마토 고당도 기술등을 종합하여 초 절약형 종합 양액재배 기술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기술은 99년 대전 농기자재 전시회에서 농민신문사로부터 99벤처 농업기술상을 수상 하기도한 작품이다.
이제 나는 그동안의 잠깐씩 스쳐간 시련들을 또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비용 고효율성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적어본 기술들 외에도 심야전력을 이용한 온실공간 보조 난방기술과 은행잎을 활용한 해충 방제기술등 내가 보유하고있는 10여가지의 노하우 기술들을 모든 농업인들에게 보급 하고져 한다.
또한 최근 경기침체로 뼈저리게 겪고있는 농산물값 하락으로 인한 우리 농업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나갈 것을 마음속 깊이 다짐해 본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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